악귀
Revenant
인간의 욕망이 불러온 저주,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
Prologue · 문을 열면, 그곳엔 악귀가 있다
평범한 공시생 구산영이 아버지의 유품을 받은 그날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행동을 하고, 주변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는 기이한 현상들. 그녀의 몸에 스며든 악귀는 단순한 귀신이 아니었습니다. 거짓, 탐욕, 시기, 질투 - 인간의 가장 어두운 욕망을 먹고 자라는 존재였습니다.
귀신을 볼 수 있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은 산영에게서 어머니를 죽인 그 악귀를 감지합니다. 오랜 세월 어머니의 죽음을 쫓아온 그에게, 산영은 저주의 끝을 찾을 마지막 단서였습니다. 형사 이홍새까지 가세하면서 세 사람은 악귀의 정체와 연쇄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김태리의 귀신 들린 연기와 오정세의 절제된 카리스마, 그리고 김은희 작가 특유의 치밀한 서사가 만나 탄생한 <악귀>는 최고 시청률 11.2%를 기록하며 2023년 여름을 대표하는 화제작이 되었습니다. 한국 민속학이라는 토양 위에 피어난 이 오컬트 미스터리는 공포 너머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 •
Chapter 1 · 김은희 작가표 한국형 오컬트의 완성
<악귀>는 김은희 작가가 장르물의 대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작품입니다. '시그널'과 '킹덤'으로 시간여행과 좀비 장르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해냈던 그녀가, 이번에는 한국 전통 귀신 이야기를 현대 오컬트 미스터리로 승화시켰습니다.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악귀가 탄생한 이유부터 그것이 인간의 어떤 욕망을 파고드는지까지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작품은 한국의 샤머니즘과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다섯 가지 신체(神體)를 둘러싼 저주, 붉은 댕기, 귀신을 보는 눈 - 이 모든 설정이 한국 문화 깊숙이 뿌리내린 무속 신앙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악귀>가 특별한 건 이러한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 미스터리 구조 안에 완벽하게 녹여냈다는 점입니다. 12부작 내내 빈틈없는 복선과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지리산'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김은희 작가는 <악귀>를 통해 예전의 필력을 되찾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엔딩 처리가 작가의 전작 중 가장 완성도 높다는 찬사를 받으며, 시그널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금 높였습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떡밥을 정교하게 회수하는 서사 전개는 마지막 회까지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
Chapter 2 · 김태리, 신들린 연기의 정점
<악귀>는 김태리의 커리어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이자, 처음 맡은 현대극 주연이었던 이 작품에서 그녀는 평범한 공시생 구산영과 악귀에 씌인 산영이라는 두 얼굴을 완벽하게 오가며 압도적인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악귀가 스며들 때의 섬뜩한 눈빛, 목소리, 표정,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달라지는 디테일은 시청자들에게 소름을 선사했습니다. 단순히 무서운 연기를 넘어, 악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어린 향이에 대한 애틋함, 악귀를 없애야 하는 절실함, 시력을 잃고 싶지 않아 악귀가 필요한 복잡한 감정까지 - 김태리는 산영의 다층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오정세는 염해상 역을 통해 새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습니다. 평소 코믹하고 활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가, <악귀>에서는 진중하고 절제된 민속학 교수로 변신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해상의 고뇌와 집념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김태리와 완벽한 호흡을 맞췄습니다.
홍경은 형사 이홍새 역으로 극의 균형을 잡았습니다. 초반에는 비과학적인 현상을 믿지 않던 이성적인 형사에서, 점차 미스터리한 진실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연기했습니다. 세 배우의 완벽한 앙상블은 <악귀>를 단순한 공포물을 넘어선 수작으로 만든 핵심 요소였습니다.• • •
Chapter 3 · 공포 너머의 사회 비판
<악귀>는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작품이 진정으로 탐구하는 것은 인간 내면의 악과 사회적 불평등입니다. 악귀 '향이'는 가난과 차별 속에서 억울하게 죽은 어린 소녀의 원한이 응집된 존재입니다. 부유한 염해상 집안의 욕망이 만들어낸 비극이 세대를 넘어 저주로 이어지는 과정은, 우리 사회의 계층 간 갈등과 역사적 상처를 은유합니다.
드라마는 악귀가 인간의 거짓, 탐욕, 시기, 질투를 먹고 자란다는 설정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며 하루하루 생존하는 산영, 재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염씨 집안, 승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욕망과 마주하게 됩니다.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이 붙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악귀>는 귀신을 보여주는 것보다 인간의 추악함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권력과 돈으로 진실을 묻으려는 사회 - 작품은 오컬트라는 장르적 외피 안에 묵직한 사회 비판을 담아냅니다.
Special Point · 완성도 높은 영상미와 연출
이정림, 김재홍 감독은 음산하고 섬뜩한 분위기 연출에 탁월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붉은 조명과 그림자를 활용한 악귀 등장 장면, 기괴한 사운드 디자인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악귀가 산영의 내면을 잠식할 때의 시각 효과는 공포 장르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일부 시청자들이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나, 이는 공포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된 연출이었습니다.
한국 전통 샤머니즘과 무속 신앙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사실감 있는 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ALi의 '악귀(惡鬼)', Dasutt의 '공야(空夜)' 등 작품의 어둡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 명곡들이 배치되었습니다.
미국 롤링 스톤지는 <악귀>에 대해 호평을 담은 논평을 내놓으며 K-오컬트 장르의 위상을 인정했습니다.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공개된 <악귀>는 한국적 샤머니즘과 현대 스릴러의 완벽한 조화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김태리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탄탄한 스토리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중반부 전개가 다소 늘어진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독특한 소재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지배적이었습니다.
Global Critic Scores
※ 이 글로벌 평점은 이 리뷰가 작성된 시점의 평점이므로 차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만든 저주,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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